하루 24시간, 나에게만 유독 짧게 주어진 것 같아요.
누군가는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고, 누군가는 하루를 바쁘게 살고…
그리고 저는, 하루를 두 번 사는 기분으로 살고 있어요.
아침 6시.
아직 해도 뜨지 않았는데 첫째둥이가 옆에서 벌떡 일어나요.
“엄마~!”
그 다음은 둘째둥이.
“엄마!”
그렇게 눈도 못 뜬 채, 쌍둥이 모닝콜로 하루가 시작돼요.
두 아이를 씻기고 밥 먹이고, 준비시키고,
회사 갈 준비도 동시에 하려면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은 늘 반쯤 젖은 머리카락과 화장 안 된 얼굴이죠.
출근길 차 안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창밖을 보면,
그제야 나에게 주어진 진짜 하루의 시작이 느껴져요.
…그마저도 20분 안에 회사 주차장 도착.
근무 시간 동안은 일하는 사람으로,
퇴근 후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밤 10시쯤 되어서야 다시 ‘나’로 돌아와요.
그 시간에 뭐 하냐고요?
가만히 앉아 멍 때리는 것도 사치라서,
쌓인 집안일 정리하고,
아이들 오늘 하루 사진 정리하고,
내일 아이들 옷 세팅하고,
그러다 보면 또 자정이 훌쩍 넘어요.
그러니까,
쌍둥이 엄마의 하루는…
아마 38시간쯤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엄마~” 하고 안기면
기묘하게도 다시 24시간에 만족하게 되죠.
오늘도
그 짧은 하루 속에서
엄마로, 일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나 자신으로
하루를 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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