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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스토리&육아에세이

23개월 자매둥이의 첫 식목일 — 아이의 손끝에 담긴 기억

by 린둥이하우스 2025. 4. 9.

벚꽃이 활짝 핀 식목일 전날,
제주에서 린둥이들과 함께
처음 맞이한 식목일을 보냈어요.

23개월 린둥이 자매,
어린이집 마당에 앉아
조심스럽게 흙을 만지고
작은 화분에 고무나무를 심었습니다.

식목일 나무 심는날 린둥이자매



초록 앞치마에 분홍색 모자,
삽보다 큰 손잡이를 꼭 쥐고
작은 손으로 흙을 떠 담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사랑스러웠어요.

아이들 이름이 적힌 팻말이
하나씩 꽂힌 화분을 보며
“아, 이 아이들도 누군가를 돌보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구나” 싶었답니다.



물을 주는 손길은 아직 서툴고,
화분을 들고 걷는 발걸음은 흔들리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생각보다 꽤 단단하고 조심스러웠어요.



며칠 후,
린둥이들이 가져온 고무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데

아무 말 없이 다가간 서린이가
자기 얼굴이 그려진 이름표를
손끝으로 가만히 만지더니
고무나무 잎을 살살 쓰다듬더라고요.



“이건 내 나무야.”
말로 하진 않았지만
엄마는 그걸 알아챌 수 있었어요.
그 작은 손끝에
기억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거든요.



아이도 자라고,
나무도 자라고,
그 옆에서
저도 조용히 같이 자라고 있습니다.



엄마의 짧은 일기:
오늘도 아이와 함께,
작은 계절 하나를 심었습니다.

린둥이의 고무나무